〈줄 타는 사람들〉은 선이 서로 만나거나 중간에 끊기면서 생기는 공간에 다양한 동작의 사람들을 그려 넣은 작품이다. 화면 상단에 줄을 타고 곡예를 하듯 한 발로 균형을 맞추는 사람, 기대어 휴식을 취하는 사람, 아래를 내려 보며 두 팔로 겨우 매달려 있는 사람, 줄을 타고 오르는 사람, 다리를 걸고 놀고 있는 사람 등 다양하게 등장한다. 단순하게 그려졌지만 간략한 명암처리를 통해 모든 동작들이 분명하고 역동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간결한 선 하나가 주어질 때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상황이 있을 수 있는지 상상하며 연출된 장면으로 읽힌다. 혹은 작가가 선을 그리면서 벼랑 끝에 서 있는 긴장감을 느끼기도 하고 날아갈 듯 산뜻함을 경험하듯, 이중섭이 작가로서 갖는 환희와 고민을 그려낸 듯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