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에서는 서로 다른 표정과 포즈를 취한 두 인물의 상반신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화면 왼쪽의 눈을 부릅뜬 사내는 오른쪽 팔을 치켜들고 왼쪽 손으로는 여인의 뺨을 어루만지고 있다.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여인이 그의 오른쪽에서 몸을 살짝 기대고 있다. 인물의 배치가 사선을 이루는 점과 더불어 서로 상반된 머리카락 형태, 얼굴 윤곽선의 유무, 정면과 좌측면 얼굴 등 두 인물 묘사의 미묘한 변주는 화면에 리듬감을 생성하는 또 다른 요소로 작용한다. 화면 우측 상단과 인물의 의복에 구현된 격자무늬 펜 선 또한 인상적이다. 수성 펜 선 위에 옅게 희석된 초록 수채 물감을 올린 까닭에 밑선이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게 번져있다. 이러한 번짐과 채색의 불균일함이 화면에 고유한 회화적 무늬를 형성한다. 미술사학자 최열은 이 엽서화를 〈이별〉로 명명하였다. 귀향을 결심한 남자와 그의 결단을 존중하며 재회를 믿는 여성의 표정, 격자무늬가 주는 폐색감이 당시의 시대적 정황을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