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와 여인들〉과 〈물고기와 여인과 아이〉는 한 쌍을 이루는 엽서화로 바다와 물고기, 여인과 아이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역동적이면서도 조화로운 구성 속에 표현하고 있다. 먹지로 베껴 그린 선묘에 옅은 수채의 채색을 추가해 공간감을 더했다. 거대한 물고기와 여성들의 팔다리는 길게 늘인 듯한 왜곡된 비율로 그려져 효과적으로 화면에 율동감을 더한다. 곡선 중심의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인 선의 흐름은 유영하는 물고기와 인물들의 원초적 에너지와 맞닿아 있으며, 동시에 이중섭의 능숙한 선묘와 치밀한 구성력을 보여준다. 이중섭이 연애 시절 보낸 엽서화들은 다소 초현실적이면서도 상징적인 모티프들로 사랑의 고백과 설레는 마음 등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 한 쌍의 그림도 바다와 나체의 여인, 어린아이와 물고기 등의 주제로 풍요와 생명, 평화로운 이상향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