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은 이중섭이 이 시기 제작한 여러 점의 엽서화 중 하나로, 토끼풀 도상은 그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였다. 화면 중앙에 분리된 꽃과 잎을 큼지막한 도안처럼 연출하고 있고, 화면 좌우 사선으로 꽃줄기와 뾰족한 풀잎을 배치하여 구도적인 면에서 조화를 이뤄냈다. 잎과 줄기, 꽃봉오리 사이 수채 특유의 맑은 적녹 대비가 화면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펜촉으로 주저함 없는 선을 그리고, 이 위에 수채 물감을 빠르게 올린 듯 펜 선의 번진 흔적이 두드러진다. 오른쪽 아래 작가의 것으로 보이는 손자국은 엽서화 제작의 현장감을 전한다. 토끼풀의 꽃과 잎이 갖는 소박한 외양과, 행운과 평화 등으로 통용되는 꽃말 등으로 미루어 일상의 소박한 행복을 염원하는 작가의 심리가 그림 속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